코로나 시대 이후 많은 분들이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매하면서 해당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해마다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면서 작년 기준으로(2021년) 전체 국내 명품 시장 17조 원 중에 약 10% 정도인 1조 7,400억 정도가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로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최근 갑자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신사 vs 크림, 가품 전쟁 결과는?
가품 유통 논란을 놓고 무신사와 네이버의 자회사 'KREAM'이 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둘 중 하나는 망해야 끝난다는 '멸망 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중인데 왜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오늘은 그들의 싸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달은 미국의 럭셔리 스트릿 패션 브랜드인 'Fear of God'의 세컨드 라인인 'ESSENTIALS' 티셔츠를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매한 소비자가 이 티셔츠를 되팔기 위해 리셀 플랫폼인 'KREAM'에 올리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재판매 플랫폼인 'KREAM'은 제품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판단을 하는 검수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소비자가 업로드한 'ESSENTIALS' 티셔츠를 가품이라고 판정했습니다.
KREAM의 가품 주의 공지사항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지난 1월 18일에 올렸습니다.
무신사의 정품 증거 제시
이 과정에서 무신사의 브랜드 씰이 노출되자 무신사가 발끈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무신사는 지난 2월 22일 공식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해당 제품은 100% 정품이라는 'ESSENTIALS'의 공식 판매 업체인 미국 유통업체 'PacSun'의 확인을 받고 주문을 했다는 영수증을 첨부하였습니다.
또한 한국 명품 감정원과 레짓 체크 바이 씨에이치 등 국내외 감정업체의 의뢰 소견까지 담은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KREAM의 반박 공지사항
하지만 바로 그다음 날인 23일 'KREAM'이 이에 대한 재반박 공지문을 올렸습니다.
해당 제품에 대한 검수 데이터와 같은 리셀 플랫폼인 중국의 '나이스'나 일본의 '스니커 덩크'에 의뢰한 결과 등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어떤 옷이길래 이러는 걸까?
논란이 된 옷은 아래와 같이 흰색 기본 티셔츠입니다. 흰색 베이스에 'ESSENTIALS' 이란 로고가 찍혀 있습니다.
주로 가품과 관련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들은 정품의 경우 메인 라벨이 사진과 같이 되어있지만, 가품의 경우에는 그 모양의 일부 다르다 하였습니다. 봉제선 부분도 진품과 가품의 차이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라벨 봉제 방식에 대해 여러 자료들이 첨부가 되면서 진품과 가품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졌습니다.
한국 명품 감정원을 믿는다!
두 플랫폼 모두 결국 각자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 보니 공은 한국 명품 감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결과는 "대체 차이가 발견되기는 하지만, 개체의 차이가 정품 가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부족하여 감정 불가"라고 최종 소견을 밝혔습니다.
판단의 키를 쥐고 있었던 한국 명품 감정원마저 판단을 보류하면서 '무신사'와 'KREAM' 측의 갈등을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리셀 플랫폼 KREAM? 그게 뭐지?
또한 명품을 유통해서 판매하는 무신사와 이를 리셀하여 판매하는 플랫폼의 KREAM의 가품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앞으로 자주 반복될 수 있어 보입니다.
티셔츠나 중고 신발이 애초 원가보다 더 비싸게 리셀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분들도 계시겠지만, 리셀 시장에는 한정판 제품의 희소성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결국 한정판일수록 공급은 적고, 수요가 많은 이 수급 논리를 따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재화의 가격이 오르는 것입니다.
예시로 지인이 운동화를 발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리셀 시장에서 샀는데 사자마자 얼마 안 된 시점에 가격이 또 10만 원 이상 뛰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MZ세대 사이에서는 뜨거운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재테크 수단 중 하나입니다.
앞서 설명해드린 티셔츠도 2020년 SS시즌 한정판으로 그 당시 발매가가 48,000원이었으며 현재는 220,000원입니다. 이런 높은 리셀가가 형성될 수 있는 이유는 해당 제품이 진품이라는 가정하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품을 판별하기 위해 'KREAM'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패션을 테크로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KREAM'은 이번 가품 결과를 밝히면서 지금까지 ESSENTIALS 제품에 대한 검수만 8만 건 넘게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2020년 SS시즌 티셔츠 같은 경우엔 3000건이 넘게 검수 진행하였으며, 가품에 대해 고도화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실제로 'KREAM'은 이런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덕분에 초고속 성장을 하였습니다. 작년 2021년 한 해 동안 VC로부터 투자받은 돈만 무려 1000억 원이 넘어 패션의 테크화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신사의 입장
'무신사'가 'KREAM'의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단순히 자존심 때문만이 아닙니다.
무신사는 2001년 패션 커뮤니티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뜻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현재는 신발을 넘어서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패션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을 하였습니다.
결국 '무신사'는 패션을 콘텐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회사이며, 유통 플랫폼으로서 패션 브랜드들과 동반 성장을 했기 때문에 이번 가품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치명타입니다.
온라인 명품시장에 대해 우리도 바뀌어야..
이번에 무신사와 네이버의 계열인 'KREAM'을 보며 온라인 명품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면서 당연히 해당 제품이 정품일 것이라 생각하고 구매하기 때문에 정품 여부를 확인조차 안 하는 소비자가 81.6% 였습니다. 나머지 정품 확인요청을 한 약 18%의 소비자 중 구매한 제품이 가품이라는 것을 확인한 소비자는 32.1% 였습니다.
이번 ESSENTIALS 티셔츠 논란도 무신사가 브랜드와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해당 브랜드를 유통하는 벤더를 통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품 논란이 생길 수 있었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브랜드 본사와 모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당 유통 벤더들의 신뢰도는 계속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런 논란이 커질수록 확실한 것은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점차 해당 제품을 가품인지 의심하고 검증할 것입니다.
오늘은 무신사와 KREAM의 가품 전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명품 시장이 급성장 중이긴 하지만 머스트 잇, 트렌비, 발란을 포함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이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명품 유통 신뢰에 한계를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젠 '진짜' 명품들만이 거래되는 것으로 보이는 오프라인 중심의 명품 백화점들도 온라인 명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국내 럭셔리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지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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